함석헌 선생이 옛날 내가 대학에 다닐 때 종종 대구에 오셔서 강의를 하셨다. 그 분은 6 25 직후에는 계성학교에서 조금 가르치신 일도 있었다고 알고 있다. 어떻든 흰 광목 한복에 흰 두루마기을 입으시고 흰 고무신을 신고 말씀하시는 것이 내 마음에 크게 남아 있었다. 내가 믿기에는 그 당시 선생님이 국산을 장려하는 간디옹에게 심취하고 계셔서 그랬든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함선생이 기록한 글도 그랬었지만 강의 속에도 뼈 있는 말씀이 많았다. 그의 파라톡시컬한 말 가운데 아직도 나는 기억하고 있는 말이 있다. “인간의 문화는 便(편할 편자) 한 것을 향해 발전 하여 왔습니다. 편리한 것을 찾아서 나아 온 것입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조금 편한 것을 한문으로 기록하면 小便이 되고 크게 편한 것은 大便이고, 편한 장소를 의미할 때는 便所가 됩니다” 돌아가시기 몇 년 전쯤 뉴욕을 방문 하셨을 때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날 놀랍게도 고무신을 안 신어시고 구두를 신어신 것을 알게 되었다. 혼자 속으로 이건 무슨 신앙적인 뜻이 있는가? 하고 “선생님 옛날에는 고무신을 신지 않어셨습니가?” 무엇인가 뜻 깊은 기대 속에서 물어 보았다. 함 선생님의 대답이신즉 조용한 말씀으로 “그 땐 그랬었지…그런데 너무 무좀이 많아서 바꾸었어” 나에겐 나쁜 버릇이 있다. 간혹 성경 말씀 중에 아무런 큰 의미도 없는 것이 계속되는 의문으로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있을 때도 있다. 그러다가 몇 해가 지나고 우연히 그 답이 알게 될 때도 있다. 의문이 있을 때면 언제까지나 혼자 “성경에 그렇다면 그런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하고 빗겨두지만 속은 편치 않다.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광야에서 내 앞에 절기를 지킬 것이니라" (출 5:1 하반) 유월절이 가까워 지고 있다. 옛날에 성경을 읽는 중에, 조금 알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출애급기에 있는 위의 글을 보았다. 왜냐 하면 대부분 기록 된 유대의 명절들은 출애급 뒤에 생긴 것인 때문이다. 도대체 출애급기 이전에 지킨 명절이란 무엇인가? 주석책을 찾아 보았으나 만족할 만한 해답이 없었다. 유대인의 3대 명절은 유월절 (Pesach, Pasach, Passover), 맥추절 (칠칠절, Shavout...우리들의 오순절), 그리고 수장절 (장막절, 초막절, Sukkoth, Tabernacle)이다. (신 16:1-16) 그리고 소 명절들은 나팔절 (Rosh Hashana, 레 23:24), 속죄일 (Yom Kippur, 레 23:27), 부림절 (Purim, 에 9:22-26), 수전절 (Channuka, 요10:22)등이 있다. 예수님도 이 명절들을 지키셨다. 그러나 부림절은 포료기 이후에 일이고 수전절은 마카비 때의 일로 훨씬 후세의 일이다. 무엇 보다도 설날인 Channuka는 7째 달 초하루이고 같은 달에 Yom Kippur (10 일), Sukkoth (15일부터 7일간)등 명절이 몰려 있다. 이 유대력 7월은 양력 9월서 10월 사이로 유월절 전이 될 수가 없다. 유월절은 아빕월(니산월) 14일 저녁에 시작하고 여기 계속되는 7일간은 무교절로 지킨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것 같이 이 모든 명절들은 출애급 후의 일이다. 그렇다면 출애급 전에 있었든 모세가 이야기 한 이 명절은 어떤 명절일까? 유대인의 글에서 여기 대하여 기록한 것을 보았다. 이 명절은 실제는 옛날부터 있어 온 두 개의 독립된 축제로 첫째는 농사와 관연 된 무교절 (Chag Ha-matzot, 출 23:15)이고 다음은 목축과 관계 된 희생양의 제사 (Chag Ha-Pesach, 출 23:18))이다. Chag Ha-mazot는 가나안의 유대인들이 첫 추수를 하는 기념의 축제였다. 그러나 Chag Ha-pesach는 유대인들이 이 당시는 목축을 주로 생업으로 하고 있어서 더 오래된 명절이었다. 이 명절이 바로의 앞에서 청한 모세의 "절기"인 듯하다. 나중에 이 두 절기가 출애급과 연결하여 하나의 유월절 및 무교절 절기가 된 듯하다. 함선생의 고무신 같은 이야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