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주의 (Gnosticism)

내가 친한 분 중에 한문을 하시는 분이 있다. 예수를 믿으시는 분이지만 우리 기독교의 교리를 공자 님의 말씀과 비교하여 해석한다. 비슷한 내용은 감탄을 하지만 그렇지 않는 부분은 별로 심각하게 느끼지 않는 듯 하다.

영어를 배울 때에 먼저 한국말을 속으로 만들고 영어로 번역하여서 말하려면 올바른 영어를 할 수가 없다. 어린 아이 같이 영어는 영어로 그냥 부딪쳐 영어로 해석하고 말하여야 옳은 영어가 되는 듯하다. 그래서 나이 많은 사람이 배우는 외국어는 조금 모자란다.
오페라나 외국 가곡을 부를 때에는 그 나라 말로 부르고 느껴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초대교회 때에도 새로운, 유대인들의 기독교가 전파 될 때에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법으로 자기들의 철학이나 토속신앙들의 방법으로 기독교를 해석하고 만들어 나갔다. 현대에도 한국의 많은 이단들이 새로운 것을 깨달은 듯이 떠들고 성경을 해석하지만 같은 입장에서 우리는 이것을 봐야 할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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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모데야 네게 부탁한 것을 지키고 '거짓되이 일컫는 지식'의 망령되고 허한 말과 변론을 피하라. 이것을 좇는 사람들이 있어 믿음에서 벗어났느니라." (딤전 6:20-21)

"하나님의 영은 이것으로 알지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 예수를 시인하지 아니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 아니니 이것이 곧 적 그리스도의 영이라" (요 일 4:2-3)

바울이 디모데에게 간절히 부탁한 거짓되이 일컫는 '지식'은 대부분의 학자들이 영지(靈知)주의(Gnosticism)들 특히 당시 소아시아 지역에 큰 영향을 끼쳤든 Cerinthus, Marcion, Valentinus, Saturnus등의 사람들이 전한 이단들을 의미한다고 알고 있다. 오랜 동안 기독교적인 영지주의에 대한 개념들은 이 이단들을 비평한 교부들의 글들로만 전하여 내려왔다.

그러나 일본의 두 도시에 원자 폭탄이 처음 투하되든 1945년도의 12월에 애굽의 나일강 유역의 Nag Hammadi에 가까운 al-Qasar 지역에서 밭 일 하든 Muhammad와 Khalifah 'Ali란 이름의 형제가 우연히 땅에 묻힌 독 속에서 coptic문자(고대 희랍 알파벳을 사용한 애급 문자)로 기록된 대량의 문서들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이 문서가 구라파에 넓게 전해진 것은 1960년 이후로 이것이 영지주의자들의 문서임을 알게 되었다. 이는 흡사 쿰란의 사해 문서의 발견과 흡사한 경로를 취하여졌다.(The Nag Hammadi Library in English, 1990)
이 문서들을 Nag Hammai Library 라고 부르며 이 글들로 인하여 영지주의에 대하여 정확히 알지 못하든 많은 내용들을 알게 되었다. (Tobia Churton; The Gnostics, 1987)

성 어그스틴의 참회록을 읽다가 보면 그의 젊은 날들의 9년간을 마니교에 심취한 것을 알 수 있다. 나도 고등학교 때에 그의 참회록을 읽었지만 마니교가 무엇인지를 알지를 못하였다. 후일에 Mani(or Manes, c. 216-276)란 페르샤 사람으로 페르샤의 이원론을 기독교에 도입한 유명한 영지주의자인 것을 알았다. 이원론이란 쉽게 이야기하여서 우리의 관습상 갖고 있는 상식적인 음양론과 비슷하다. 음양론으로 기독교를 해석하는 것을 생각해 보라. 실제 지금도 그런 이단이 있다.

Gnostic이란 희랍어의 gnosis에서 나온 말이고 이는 지혜, 깨달음, 등의 뜻이다. 산수크리트의 bodhi와 (Bhuddism의 어원)는 같은 의미로 깨달음, 각성 등을 뜻 한다. 이들은 구원은 믿음(pistis)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지혜(Gnosis) 즉 깨달음으로 된다고 하였다. 쉽게 이야기하여 "도 통하는" 방법으로 구원에 이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번 깨닫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다.

영지주의자들은 기독교와 무관한 파로부터 보수 기독교적인 교리와 지극히 비슷한 것까지 수많은 파들이 있었다. 이들은 주전 2세기부터 주후 3세기까지 사이에 번성하였다가 점차 사라져 없어져 버린 이단들이다. 이들 주장 중 몇 가지 특징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천부론....기독교적인 관점에서는 인간을 창조하신 구약의 하나님은 선한 하나님이시고 인간이 죄를 범한 것이다. 그러나 영지 주의자들은 온전하신 하나님이 불완전한 인간을 창조하실 수 없고 구약의 창조주는 불완전한 신, 하나의 천사로서 쪼르아스타의 악신과 같은 신이라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프라토의 글에 있는 창조신인 Demiruge 혹은 히브리인의 Ialdabaoth(혹은 Yaldabaoth, 즉 히브리어의 Yaweh Sabaoth(만군의 여호와)에서 유래된 단어이다)라고 불렀다. 영지주의자들은 이 구약의 창조신을 이등급인 악신으로 표현한다.

다시 말하면 히브리인의 창조신인 여호와는 악신으로 신약의 사랑의 신, 예수님이 아버지라고 부른 신과는 틀린다고 한다. 그래서 모세를 통해 나타난 율법과 히브리 선지자들을 통해 나타난 말씀들도 참된 하나님이 아닌 여호와란 악신에게서 왔다고 한다. 이 창조신의 위에는 어머니신인 소피아(Sophia-지혜)가 있고 소피아는 가장 높은 신인 빛의 아버지 (혹은 진리의 아버지, 모든 것의 아버지, 위대한 아버지 혹은 알지 못하는 아버지로 불림)로부터 방사(放射)되어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빛의 아버지인 참 하나님에 대하여 어둠의 악신인 여호와는 항상 다툰다고 한다. 조금 이상하지만, 이단으로 취급되어 1600년 전경에 없어진 이 영지주의의 학설이 한국의 어떤 새로운 교파들에서 지금도 들을 수 있는 것을 보면, 틀림없이 옛 생각들을 다시 꺼내어 같은 방법으로 세대를 따라서 계속 써먹는 사탄이란 존재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이런 거짓된 지식(gnosis)에서 떠나라고 가르치고 있다.

2)성자론....그들은 말하기를 그리스도는 경에 기록된 뱀으로서 우리의 눈을 떠서 선과 악을 구별하게 하였다고 한다. 이 뱀이 후일 예수의 모습으로 돌아 오게된다. 뱀인 예수는 창조신 여호와(악신인)의 율법의 저주를 불복종하게 함으로 인간성을 회복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리스도께서......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였으니...."(갈 3:13)라고 바울도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후일에 그리스도로 오신 것은 우리의 영혼을 구하려 오신 것이지 우리의 육체를 구하러 오신 것은 아니다. 또한 그는 육체로는 존재하시지 아니하였고 사람의 모습, 즉 가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모든 것이 환상으로서 죽음뿐만 아니고 부활도 환상일 뿐이라고 한다. 이것은 상당히 불교의 사상과 가까운 부분이 있는 듯 하다.

다른 영지주의자들은 그리스도가 인간 예수 속에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물에서 올라 올 때에 들어갔고 십자가상에서 '나의 하나님... ' 하실 때에 예수로부터 떠나 나가셨다고 하기도 한다. (Docetism, 가현설)

그럼으로 우리의 부활은 영적인 것으로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고 한다. 초대 교부 중 한사람인 제롬이 바울 다음으로 그리스도 교회의 주초를 닦은 분이라고 일컫든 성 어그스틴은 (Augustine of Hippo, 354-430) 이 영지주의가 이단임을 강조했다.

요사이도 예수의 정신이 믿는 사람들을 통해 이 세상에 나타나는 것만이 부활이라고도 강조하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예수님께서 참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것을 강조하면서 이를 부정하는 자들을 적 그리스도라 하고 있다. 사도 요한은 인간의 부활은 영으로 뿐만 아니고 육신의 부활을 포함한 것임을 의미한다.

3)인간 창조와 범죄론...사람의 창조는 빛과 어둠의 투쟁이라고 말한다. 한 설에 의하면 Archons가 아담을 창조하였는데 창조신이 그의 얼굴에 숨결을 부러 넣었다는 것이다. 다른 일설에는 (Origen이 비평적으로 인용한 기록) 어머니 소피아가 Eve(생명)라고 불리는 그의 딸 Zoe(생명-헤와)을 아담을 일으켜 새우기 위하여 보내었다. 헤와가 아담을 보았을 때에 그는 진흙의 덩어리였다. 그를 불상 하게 여겨서 그의 얼굴에 영을 불어넣었다. 아담은 직시 일어나서 헤와를 보고 '살아 있는 것들의 어머니'라고 하였다.

다른 이야기는 악신 여호와가 '지혜'의 나무를 먹지 말라 한 것을 뱀의 도움으로 먹게 됨으로 구원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한편 나쁜 신들의 무리가 헤와를 보고 아담을 잠들게 한 뒤에 그를 겁탈하여 잉태하게 하고 아들 가인을 낳았다고 한다. 흡사 어떤 교파의 범죄론과 비슷한 이야기인 듯 하다.

4)부활론...그리스도가 영으로 온 존재로 우리가 그리스도를 앎으로 구원받았다면 이는 영적 구원으로 그리스도교의 구원은 이미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The Treatise on the resurrection, The Gospel of Phillips) 육적 내용이 없음으로 육적 부활은 문제가 되지 아니한다.

"망령되고 헛된 말을 버리라 저희는 경건치 아니함에 점점 나아가니 저희들은 독한 창질(Gangrene)의 썩어져감과 같은데 그 중에 후메네오와 빌레도가 있느니라......부활이 이미 지나갔다 하므로 어떤 사람들의 믿음을 무너뜨리느니라." (딤후2:16-18)
바울이 영지주의자들을 경계하면서 한 말이다.

교부들의 글들을 소개한다.

"믿지 않는 자들은 예수 님은 단지 보기에만 고난 당하신 것 같다고 말한다." (Ignatius, c. 105)

"......그리고 말하기를 죽은 자의 부활이 없고 그들의 영혼은 그들이 죽을 때면 바로 하늘로 올라간다고 한다. 그들이 기독교인이라고 믿지를 말라." (Justin Martyr, c. 160)

"그들은 그들의 이야기들을 증명할 아무런 근거도 없다. 새로이 만들어 내었을 뿐이다. 때로는 숫자로 만들고, 때로는 문자들로 따져서 말하고 때로는 이름을 가지고 말하기도 한다."

"이 하늘 아버지는 천지를 창조하신 분이시다. Marcion, Valentinus, Basillides, Carpocrates, Simon, 혹은 다른 Gnostic 이 말하는 것 같은 아버지가 아니다."
"그들이 말하듯이 예수님이 육신으로 오시지 않았다면 어떻게 십자가에 고난을 당하시고 창으로 찔렸을 때에 피와 물이 흐를 수 있었겠는가?" (Irenaeus, c. 180)

"우리는 예수님이 아버지라고 부르신 하나님이 모세엑 율법을 주었고 선지자들을 부르신 하나님과 다른 분이라고 하는 자들을 저주한다." (Origen, c. 225)

많은 교부들의 글들 가운데서 짧은 몇 개의 글만 인용하였다. 우리가 아는 많은 이단들은 지금도 이 노스틱들의 말을 답습하고 있다. 그들은 성경 외에 그들의 말들을 위하여 성경 같이 취급하는 교리 책들을 별도로 장만하여 있다.

마지막으로 구브로의 감독이든 Epiphanius가 애굽에서 영지주의자들과 조우한 일을 기록한 글을 인용한다.

"우연히 내가 이 파의 사람들과 만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사랑이 많고, 이 영지주의를 행하고 있는 사람들은 입으로 전도하고 있었다. 이 환상에 빠진 여인들이 이런 종류의 말을 제공할 뿐만 아니고 이런 행위들을 나에게까지 보여 주었다. 뻔뻔스러운 용기로 하고, 심지어 그들은 나를 유혹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자비로우신 하나님은 그들의 악함에서 나를 구출하여 주셨다. 그후 그들의 글들을 읽어보고 그들의 참된 의도를 깨닫고 그들을 따르지 아니하고 그들의 낚싯밥을 물지 않았다...."

인터넷과 사회의 곳곳에 드리우고 있는 낚싯밥을 어떻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