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아직은 아닌가봐요|♤이상국의 신앙이야기
이 상 국 |  | 04.04.24 10:40
몇일 있으면 한국 나이로 70이다.

우리 집안의 남자들 평균 수명이 60세 전후라서 50대 말부터 죽음의 준비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의 의사들의 평균 수명은 57세이다. 그래서 미국 친구들끼리는 간혹 누가 “우리 큰 아들이 의과대학을 그만두었다” 하면 손을 내밀고 그 아이가 그 순간에 수명이 평균 미국인들과 같이 15년 이상 연장되었다고 축하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오래 산다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지만 천국 사상이 확실치 않든 구약에서는 장수하는 것이 큰 축복으로 되어 있는 것은 틀림 없다. 그래서 나도 지금은, 아무리 천국이 좋다고 하드라도 조급하게 가기 보다는 미국이나, 한국 사람 남자들 평균 수명을 극복하며 사는 것이 목표다.

1960년 대학을 졸업한 날부터 나는 그의 매일 수술실을 떠나본 일이 없으니 지난 44년의 긴 세월 동안에 수만 명의 환자들을 보아 왔다. 그러면서도 내 자신은 하나님의 특별한 축복 속에서 이 나이가 되도록 한번도 큰 수술을 받아 보지를 않았다.

그러나 지난 26일에는 생애 처음으로 우리 병원에서 담낭 절제술을 받았다. 그리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1. 수술 3일전;
수술 전 내과 검진을 위하여 심장 전문의에게 갔다. 내 주치의인 친구는 4개월 전에 나의 전체적인 심장 검사들, 심전도, 스트레스 테스트, 그리고 홀트 모니터 등을 행하였다. 그래서 큰 변동이 없을 터이니 심전도나 한번 더 하라고 한다. 그리고 혈압을 제면서 “왜 이렇게 혈압이 높으냐?”고 한다. 수술 전의 긴장 때문인지 혈압이 140/90이다. 그는 먹는 약을 확인하고 난 뒤에는 그 중 한가지 약을 2배로 먹어야겠다고 이야기 한다.

의학에서 정상치라는 것은 과학의 발달과 함께 조금씩 바뀐다. 예를 들면 심장마비(급성 심근색)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혈중 코레스테롤치 이다. 25년 전만 하여도 정상치가 240mg이하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간 대부분의 심근 근색이 코레스테롤 치가 240mg이하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지금은 220mg 이하라야 한다고 정했다. 그렇지만 적정치는 200mg 이하로 생각한다.

혈압도 마찬가지이다. 몇 년 전만 하여도 혈압의 정상치가 140/90 혹은 그 이하라고 말하였다. 그래서 수축기 혈압이 130-139 그리고 이완기 혈압이 85-89 까지는 “높은 정상치”라고 불렀다. 그런데 2-3년 사이에 정상치가 130/85 이하로 재 조정 되었다. 그리고는 치료 시, 적정 수준을 120/80 이하로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은 수백 가지의 혈압 강하제가 있어서 Aggressive하게 몇 가지의 약들을 함께 사용하여 혈압을 정상치로 만들려고 하며 가능하다.

2. 수술 1시간 전:
피부에 알러지가 많아서 그 전날부터 항 히스타민제 Benadryl 과 Zantac 을 먹었다. 그 덕에 진정 효과가 있어서 잠도 잘 잤다. 7시에 집 사람은 나를 데려다 주고 집에 가서 기다리기로 하고 나는 수속을 밟았다. 수속 후, 여기서 혈압을 제든 간호사가 또 혈압이 높단다. 혈압이 150/83 이고 맥박이 73이다. 그리고는 심장이나 혈압 약을 먹었느냐고 확인을 한다. 사실 나는 걱정을 하고 있지도 않았고 수술이 잘 못될 경우라고는 확률로 따져서 병원으로 가는 길에 자동차 사고로 머리가 깨지고 목 뼈가 부러질 확률 보다도 적을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도….혈압은 올라간다.

3. 수술실
농담을 하면서 7시 50분에 수술실에 들어갔다. 매일 함께 일하는 간호사들이 있고 나이가 40에 가까운 젊은 이태리계 후배 마취의사가 수술대 머리 편에 서서 심전도기, 산소 측정기,CO2측정기, 혈압기 등을 연결하고서 왼팔에 주사 바늘을 꼽는다. 그리고는 한다는 소리가 혈압이 높아서 마취 시작하기 전에 혈압 강하제 주사를 놓고 혈압을 낮춘 후에, 마취를 하겠다고 한다. 슬쩍 머리쪽 콤퓨터를 보니 혈압이 173/102 이다. 이렇게 혈압이 높아 본 일이 없다. 높은 혈압에서 하는 수술은 위험할 수도 있다.

천천히 그는 주사를 놓기 시작하였다.

4. 마취;
사실 나는 죽음의 두려움을 50대 초에 심각하게 경험하였다. 내가 만약 집안 전통을 보수적으로 지킨다면 나이 60의 고비를 넘길 수 있다고는 막연하게나마 생각해 본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이 조금은 불안하고 두려웠다.

그렇지만 어느 날인가, 만약 우리가 믿는 믿음 대로라면 “천국이 확실히 이 세상 보다는 좋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시키는 것으로 여기 대한 해답을 갖게 되었다.

그렇지만 또 새로운 걱정이 생겼다. 아직도 장성하지 못한 자식들과 한번도 일 같은 직장의 일을 경험한 일도 없는 집 사람이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되었다. 몇 년을 시달린 후에 이것도 어느 날인가 해답을 받았다. 가정이나 가족이란 것은 내가 가는 술례자의 생활 동안에 내가 선택하여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얻은 것도 아니었으며 하나님이 나에게 맞긴 결과의 생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의 죽음 뒤에는 “그 분”이 걱정을 할 것이지 내가 가면서도 이 걱정을 짊어지고 갈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믿음 덕인지, 그 후로는 마음이 좀 편안하여 지고 또 말로는 “주여 어서 오시옵소서” 하고 지날 수 있었다. 적어도 표면 상으로는…..


10 여년 전에 경험한 일이다. 주일 날 새벽 기도회를 인도하고 이른 아침 시간에 귀가하고 있었다. 비교적 한가했던 주일 아침 고속도로에서 내 앞을 가로 질러 중앙 분리대를 치고 나오는 낡은 코로라 승용차를 피하려고 하다가 내가 탄 찝차가 3번을 옆으로 굴은 일이 있었다. 차는 완전히 지붕부터 납작하게 되고 모든 유리창은 박살이 났다. 그리고 차는 길 옆으로 떨어졌지만 내 몸 만은 무사했든 일이 있다.

차가 옆으로 구르는 순간에 머리 밑 쪽에 아스팔트가 보였다. 그 순간은 모든 것이 조용하여지고 순간적으로 시간이 정지되는 느낌을 가졌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고 마음은 그렇게 평안하였다. 그리고 그 절명의 순간에 싱겁게 혼자 한다는 소리가

“하나님, 오늘입니까?”
그리고는 잠간 이지만 의식을 잃었다.

그 뒤, 나는 이 때를 두고 두고 생각하고 하나님을 부르며 고백한 이 경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

몇 년 전이다. 겸손한 한 친구 목사님이 운명하시기 전에 서로 나누던 대화가 떠 오른다. 그는 마지막을 가면서 제일 힘든 일이 방문하시는 동료 목사님들이 히스기야의 고사를 덜 먹이면서 살려 달라고 메어 달리라는 권고를 하시는 것을 들을 때라고 하든 말이 생각난다.

천국은 확실히 좋은 곳이고 하루라도 빨리 가 보고 싶은 곳이 되어야 할 터인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도 왜 혈압은 올라 가는가? 불안한가? 그 짧은 순간에 많은 것을 생각하면서 아버지께 기도를 하고 단전 호흡을 하고 마음을 까라 앉혔는데도 왜????? 나는 정말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지 않는가?

하긴 내 평생 3-4번의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죽음의 경험 때 마다 구하심을 받았고, 이는 하나님의 도우심 이다. 내 목숨은 이젠 내 것이 아니고 그 분의 것이다 고 하든 고백이 그 런 일이 있고 3일 정도 되면 그 고백이 이미 퇴색하여 가든 경험을 한 일들을 생각한다.

정말 “오호라 나는 곤고 한 사람이로다”

5. 회복실;
완전히 흰 것이었다. 우유 속에 잠긴 듯 한, 흰 눈 속에 있는 듯한, 그리고 아무런 걸림이 없는 지평선…… 항상 머리 속이 이렇다면 얼마나 가쁜 할까? 멀리 서 기침 소리가 몇 번 들리는듯하고…다시 기침 소리가 들리면서 명치쯤이 뜨끔하다. 아하 내가 기침을 하였구나. 차차 새벽 때 같이 소리들이 커진다. 이어서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하는 동료의 목소리가 들린 듯 하다.

속이 메스껍다. 내가 진통제 계통에 과민하여서, 시작하기 전에 그리고 수술 중에 몇 가지 약을 사용하였는데도 마찬가지이다.

놀랍게도 동통은 진통제나 진정제를 사용할 정도로 아프지는 않다. 어떻든 수술 후에 진통제는 사용하지 않았다 배꼽 가까이와 명치의 피부 가까운 곳이 불편하다. 입이 바짝 마르다. 혀를 구르지도 못할 정도이다. 수술 중에 수분 공급을 더 하여야 할 것을……중얼 거리는 동안에 정신이 맑아졌다.

차차 속이 진정되면서 간호사들이며 의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 병실로 옮겨졌다. 병실에서는 얼음물을 마시기 시작하자 정맥 주사는 수술 시작부터 5시간 뒤는 그만 두었다. 항생제와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으니 아무런 투약이 없다. 너무 한가하다. 얘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The Da Vinci Code”나 “the five people you meet in heaven” 이란 소설이라도 가져 올걸….? 그런데 성경책 생각은 나지 않는다.

왜 병원 음식은 비행기의 음식 같이 이렇게 맛이 없는가!.

회복은 생각보다도 빠르다 혈압은 110/70 을 오르 나리다가 128/70 에서 정지하였다. 오후부터는 걸어 다녀도 보고 변소도 불편 없이 갈 수 있다. “끊은 혈관과 담관은 여물게 크립으로 잘 잡았겠지…?” 하면서 조금의 남은 불안이 죽어가든 불씨 같이 머리에 돋아나기 시작한다.

왜 나는 전폭적으로 그 분에게 맡기지 못하는가? 하다가 다시 감사한다.

그렇게 겟세마네의 예수님도 바울도 야고보도 고백하지 않았든가?

그 분들이 고백하든 “주님의 뜻이라면…….”이란 말을 다시 내 속에서 경험한다

6. 퇴원;
23시간 입원하였다. 다음날, 27일 아침, 의사의 회진 후, 옷을 갈아입고 에레베이트를 타고 내려와서 큰 아이가 주차하고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으로 걸어가면서 팔을 흔들어 보고, 허리를 굽혀보고 발 길이 더 없이 가볍다. 또 한번, 새 날의 아침에 서서 봄같이 포근한 날씨 속에서 그 분이 계신 하늘과 우리가 사는 땅 위를 둘러 보면서 턱 없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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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아직은 아닌가 봐요?”